알랭드보통의 불안이라는 책이 있다. 그 책을 일고 있는데 친구가 그랬다. 너랑 어울리는 책이네. 무슨 뜻인거지? 벌써 10년도 더 된 어느날의 일이었는데도 꾸준히, 주기적으로, 문득 그 말이 생각난다. 불안, 너랑 어울리는 책이네. 무슨 뜻인거지? 아직도 답을 못 찾았다. 그 때 물어볼 걸 그랬나? 물어보면 진짜 이유를 들을 수 있었을까.진짜... 이유...
어떤 감정의 진짜 바닥을 알려면 그 안의 흙탕물을 모두 휘저어야 한다. 그런 다음 흙이 가라앉기를 기다리고 조심스럽게 윗물을 따라버리고 흙을 게워내면 비로소 바닥이 드러난다.
아무것도 없을지 모른다. 그게 두려운 거다. 나도 내 친구도. 그래서 서로를 쪼아대고, 그 불안이라는 것이 전염병처럼 옮아간다. 불안은 애초에 낫고자 하는 의지가 없는 숙주에 둥지를 튼다. 완치라는 환상을 삶의 동력으로 삼아 스스로를 속이는 모든 숙주를 사랑한다.
나는 불안을 사랑했고 내 삶에 초대했다.
그의 말이 맞았다. 나랑 어울렸다.
#화요일의쓸모 #글쓰기 #질문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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